[상반기 기업분석] SK, 마이너스 정제마진 수조원…올해 사상최대 위기 ‘흔들’③
[상반기 기업분석] SK, 마이너스 정제마진 수조원…올해 사상최대 위기 ‘흔들’③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8.2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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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K이노, 매출 급추락…영업익·순익 적자전환
부채비율 등 경영지표, 모두 악화…주가, 상승세
최태원 회장, 취임 22년째인 올해가 최대 ‘위기’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외 경제는 몰락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아서다.
다만, 업종별 희비는 갈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실적이 개선된 기업과 추락한 기업으로 양분된 것이다.
내외방송은 4회에 걸쳐 국내 재계 1위에서 4위까지 기업을 분석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공유하는 트리클다운(낙수효과) 구조라, 대기업의 성장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바로미터라서다.

[글 싣는 순서]
① 삼성전자, 전년 역성장 극복 ‘코로나 덕’…실적 상승 ‘쭉쭉’
② 현대자동차, 코로나로 추락…6년 만에 일군 실적개선 ‘추락’
③ SK, 마이너스 정제마진 수조원…올해 사상최대 위기 ‘흔들’
④ LG, 하이엔드가전으로 승부 코로나 극복…하반기 성장지속<끝>

▲ SK와 SK의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몰락했다. 세계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석유수요가 크게 감소해서다. SK의 기업이미지.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SK와 SK의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몰락했다. 세계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석유수요가 크게 감소해서다. SK의 기업이미지.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SK와 SK의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몰락했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석유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SK의 매출에서 40∼50%를 차치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정유가 주요 사업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42조 50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2%(7조 6152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SK는 각각 7310억원, 7148억원의 영업손실과 반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SK는 영업이익 2조 4432억원, 순이익 1조 466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 SK는 영업이익과 순익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냈지만, 2분기에 각각 1000억원대의 흑자를 내면서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SK의 이 같은 실적 추락은 그룹의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이 주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사업, 소재사업, 석유사업, 화학사업, 윤활유사업, 배터리사업 등에 모두 35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들 사업을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 18조 3626억원으로 전년동기(25조 8000억원)보다 28.8% 매출이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사라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해서다.

국내 정유사들이 들여오는 원유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상반기 평균 배럴당 19달러로 전년 동기(62.4달러)보다 69.6% 급락했다.

국제 원유가 하락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에는 호재다. 저렴한 원유를 들여와 정제 과정을 거쳐 액화석유가스(LPG), 나프타,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윤활유, 아스팔트, 파라핀 등으로 판매해 큰 이익을 남기기 때문이다.

다만, 이중 수요가 많은 휘발유와 경유가격 역시 상반기에 고꾸라졌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장에서 상반기 배럴당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43.3달러, 49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7.5%(26달러), 37.2%(29달러) 크게 떨어졌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2조 2149억원, 1조 8980억원 각각 적자를 낸 이유이다.

1분기 1조 중후반대의 손실액이 2분기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주요국이 일부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 올렸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적자액이 각각 4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 손실로 개선됐지만, 모기업과 함께 상반기 적자 전환했다.

◇ “코로나19로 정유업계 휘청”…“고비 넘기면 실적 개선, 적극 매수”

이로 인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SK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강세로 돌아섰다.

SK의 경우 6월 12일 사상 최고인 주당 33만 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5일 종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22만 2000원으로 전날보다 4.7%(1만원)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3월 19일 5만 5100원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으나, 2분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8월 10일 종가는 19만 7500원으로 종전 최고가인 25만 8500원(2010년 4월 29일)을 향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25일 종가는 16만 3500원으로 전날보다 7.2%(1만 1000원) 올랐다.

신영증권 김대호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 창궐로 국내 정유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면서도 “SK와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쌓은 수익금으로 코로나19 종식까지만 버티면 이후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투자성향 ‘적극 매수’를 제시했다.

다만, 올해 SK와 SK이노베이션의 경영지표는 좋지 않다.

경영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SK가 -1.7%, SK이노베이션이 -12.1%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 2.5%다.

이들 기업은 반기순이익에서 적자를 내면서 총자산순이익률이 각각 -0.5%로, -4.8%로 집계됐다. 총자산순이익률은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의미한다.

기업의 지불능력의 척도인 유동비율의 경우 SK가 111%로 전년(112.6%) 수준을 유지했지만,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129.5%로 전년(166%)보다 36.5% 포인트 축소됐다.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유동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

자본의 타인 의존도를 의미하면서 기업 재무구조 안정성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SK가 153%에서 155.9%로 악화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부채(21조 3264억원)가 자본(18조 2096억원) 초과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역시 부채(23조 4323억원)가 자본(15조 8324억원) 크게 앞질렀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 기업을 우량 기업으로 간주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며, SK도 자본의 타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채무상환 능력인 이자보상배율의 경우 SK는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3조 9499억원)을 모두 금융비용(4조 7944억원)으로 사용했다. SK는 올해 상반기에도 73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금융비용(3조 8228억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빚을 내야 한다.

실제 SK의 부채총계는 전년 79조 838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2조 9193억원으로 3.9% 늘었다.

◇ SK이노, 차입으로 회사 유지…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 감당 못해

SK이노베이션은 더 심각하다.

전년 금융비용(3조 2603억원)이 영업이익(1조 2693억원)보다 2.7배 많았다. 올해 상반기 2조 21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SK이노베이션은 2조 9641억원의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또 돈을 빌려야 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부채총계도 전년 21조 316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3조 4323억원으로 10% 늘었다.

SK가 차입 경영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을 지불할 수 없어 잠정 부실기업으로 치부한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성장성을 의미하는 매출액 증가율 역시 전년에 이어 상반기에도 하락했지만, 코로나19 이슈 종결 시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영업이익과 함께 경영능력의 척도로 분류하는 매출총이익률은 상반기 SK가 4.5%, SK이노베이션이 -6.5%로 전년보다 각각 4.6%포인트, 12.8%포인트 악화됐다.

SK와 SK이노베이션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년 각각 1.2%, 0.2%에서 상반기 적자로, 이익 창출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자산운영의 효율성이 의미한다.

▲ 올해 SK가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해법이 없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 올해 SK가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해법이 없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김영도 부장은 “해법이 없다. 각 사업별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올해 SK가 위기를 맞았다”며 “코로나19 종식이 해법인 만큼 생존이 올해 SK의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총수에 올라 큰 폭의 성장을 견인했다.

같은 해 SK의 영업이익은 8096억원으로 전년(182억원)보다 4348% 초고속 성장했다. 이후 최 회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견조한 정장세를 달성했다.

그러다 최 회장은 2015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이듬해에는 5조원 시대를 각각 열었다.

올해 최 회장이 취임 후 첫 위기를 맞았다는 게 재계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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