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의총서 비대위 전환 두고 설전…"통합당에 관심 없다"는 김종인의 속내는?
통합당, 의총서 비대위 전환 두고 설전…"통합당에 관심 없다"는 김종인의 속내는?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0.04.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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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무성(왼쪽부터), 정진석, 주호영, 장제원 의원 등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무성(왼쪽부터), 정진석, 주호영, 장제원 의원 등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박명식 기자) 총선 참패의 늪에 빠진 미래통합당이 당 분위기 쇄신에 있어서도 내분을 겪고 있다. 총선 패배로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고 심재철 원내대표도 지역구에서 당선되지 못하면서 미래통합당은 리더십 공백상태에 맞게 됐다. 이에 보수세력 재건에 의견이 모이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힘이 실렸지만, 당의 진로를 놓고도 서로 엇갈린 목소리를 내면서 비대위 전환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에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구성에 힘이 실렸었다.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가 확정된 전후로 김 위원장에게 연락해 당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의원도 당 수습과 재건에 적합한 인물로 김 위원장을 꼽았다.

하지만 19일 김태흠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다”며, “심 권한대행의 행위는 무책임한 월권행위”라고 공개 반발하고 나서면서 당내 분위기는 다시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후 김 전 위원장 체제 비대위를 놓고 향후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황교안 전 대표가 물러난 데다 오세훈, 나경원, 김병준 등도 모두 낙선해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현실론과 "또 김종인이냐"는 회의론이 엇갈린다. 여기에 하루빨리 원내지도부를 새롭게 꾸려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면서 당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당선인 가운데 최다선인 정진석·주호영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주장한 반면, 조경태 최고위원은 '조기 전당대회' 내지는 당내 차출설을, 김태흠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그 사람들(통합당)이 지금 당내 사정을 가지고 자기네들끼리 저러고 있는 판"이라며 "그런 당에 대해 내가 관심을 둘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당이)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는 "그것(비대위 문제)은 자기네들이 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나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며,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 당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그의 발언은 크게 세 가지로 해석해볼 수 있다. 먼저, 선거 참패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 있는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떠올릴 수 있다. 다음으로는 황 대표를 비롯한 당내 추대론에 대한 반발여론을 의식한 불편한 심리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에서 제한된 역할로 타격을 입은 것에 반발해 당 쇄신을 위한 모든 전권을 얻기 위한 사전포석으로도 볼 수도 있다.

결국, 미래통합당은 20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전후로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 등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을 포함해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하나로 합일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비대위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심 권한대행은 대연찬회 또는 대토론회 형태의 '공론의 장'을 만들어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원래 이날 최고위에서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지도부 공백을 메워 당을 수습하기로 하면서 의총을 거쳐 이를 추인할 계획이었으나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당 수습방안에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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