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방한 일정 마무리하고 오늘 오후 일본으로
비건, 방한 일정 마무리하고 오늘 오후 일본으로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0.07.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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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조세영→이도훈→서훈 차례로 만나
▲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월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월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박명식 기자)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빡빡한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방한 일정을 마치고 오늘 오후 일본으로 떠난다.

비건은 8일 오전 9시쯤 서울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1차관,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잇따라 만났다.

우선 강 장관과 대화는 20분 정도로 알려졌는데, 길지 않은 시간으로 비춰 ‘환담’ 수준의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선 접견 전 모두발언 정도만 짧게 공개됐는데, 주된 소재는 전날 비건 부장관이 받아야 했던 코로나19 검사다.

비건 부장관은 강 장관에게 “한국 정부가 안전을 위한 작업에 매우 협조적이다. 우리는 안전하길 원한다”고 말을 건냈다. 이에 장 장관은 “우리는 이번 방문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했다. 또 다른 검사를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강 장관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조 차관이다. ‘한미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이 회의체를 통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나라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전략대화가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처음 열린 것인데, 비건 부장관이 지난해 12월 취임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다만, 그동안 두 인사는 코로나19 대응 등을 주제로 약 10차례 통화를 가진 바 있다.

이들의 대화 후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조 차관은 “한미 동맹, 코로나 대응, 한반도 문제, 지역 정세,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1시간 동안 이 같은 이슈들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다고 보긴 어렵고, 한미관계 현안 전반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볼 수 있다.

조 차관은 또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 한미가 서로 수용 가능한 결과가 나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1일 한미 정상통화에서 논의된 G7 정상회담 초청 및 확대문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 “한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올해 어떤 진전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굳건함도 재확인하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순간 한국이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조 차관과 비건 부장관의 발언만 보면 많은 주제에 대한 추상적인 논의만 이뤄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조 차관에 이어 이 본부장과 만난 비건은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비건 부장관은 최근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확실하게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한 적이 없다. 이번 방한은 동맹을 만나기 위한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나와의 협상 대상을 임명해 그 사람이 협상 권한을 갖는다면 우리와 대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에 자신의 대화 상대가 없어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함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남북 협력을 강조하며 “남북협력이 한반도에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9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청와대에서 면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면담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서 실장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11시 10분까지 70분 동안 비건 부장관과 면담을 나눴다. 최근 북한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서 실장은 “비건 부장관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전념하고 있단 점을 높이 평가하며 관련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은 북미간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미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이날 이들은 여러 가지 한미 현안과 국제정세 등을 논의하면서, 특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 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예방은 없었고, 국정원장에서 자리를 옮긴 서 실장과의 면담만 진행됐다.

청와대가 “최근 북한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색된 남북 관계를 우선 복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미 미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건 부장관은 서 실장과의 면담을 끝으로 2박 3일간 방한 일정을 모두 마무리 짓고 일본으로 출국한다.

일본이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도전을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는 가운데 비건 부장관이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넘어가 어떤 대화를 주고 받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전날 서 실장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으로부터 국가안보실장 취임을 축하하는 전화를 받아 25분간 통화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한일 현안과 한반도 정세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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