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도 조심했던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 발생…공화당 흑색선전의 배후 로저 스톤 사면 일파만파
닉슨도 조심했던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 발생…공화당 흑색선전의 배후 로저 스톤 사면 일파만파
  • 한병호 기자
  • 승인 2020.07.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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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러시아 스캔들' 관련혐의로 40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신의 측근인 로저 스톤에게 사실상 사면하는 등 면죄부를 준 이례적인 조치를 놓고 미국 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은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 측과 내통했다는 의혹이다. 특검 수사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인사들과 러시아 정보기관원들의 연결고리는 발견됐지만, 캠프 차원에서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스톤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의혹으로 허위 증언 및 증인 매수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징역 7~9년의 중형이 구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하자 구형량을 40개월로 낮췄다. 이에 담당검사들이 집단 사임하고, 법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스톤은 1심에서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오는 14일 조지아주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수감 나흘 전에 사실상 사면을 한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비선 참모로 '킹 메이커' 역할을 했던 그는 트럼프의 40년 지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에 출마한 것도 그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러운 협잡꾼', '뛰어난 전략가'로 알려진 그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 가두자는 내용의 '힐러리를 가둬라' 캠페인을 주도했으며, '흑색선전과 돈만 있으면 미키마우스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대선 트럼프 캠프에서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의혹에 개입하고, 그 조사과정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었다. 미국 의회에서는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상원 법사위원장은 스톤의 기소를 결정한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증언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직전 사퇴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도 넘지 않은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닉슨도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비서실장 등에 대한 사면을 끝내 실행하지 못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사법절차 무력화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로저 스톤 형량 감형은 대통령직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배반’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이 일찍이 봐온 부패한 정부의 편파적 조치 가운데 가장 역겨운 사례”라고 비난했다.

12일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은 트윗에서 "전대미문의 역사적인 부패: 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의 형을 감형하다"라고 비판했다.

팻 투미 상원의원도 대통령은 연방 범죄에 관용을 베풀 수 있는 법적, 헌법적 권한이 있지만 "이 권한은 현명하게 그리고 매우 드물게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로저 스톤은 불법적 마녀사냥의 표적"이라며 "죄를 저지른 것은 조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를 포함, 우리 캠프를 몰래 들여다본 반대쪽"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수사 자체가 잘못됐기에 스톤은 죄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윗을 통해 "트럼프는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라고 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무법적 대통령이 법무부를 노리개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감형조치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은 충격적인 부패지만, 나는 이게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국민이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러시아 유착에 관한 것"이라며, "국민은 이것이 단지 의회에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미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감형 결정은 법치주의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나라의 법치를 아끼는 사람은 범죄를 은폐하고 증인을 위협하고 수사를 방해한 사람의 형량을 대통령이 감형했다는 사실에 역겨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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