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교라인에 서훈․이인영․박지원 등 지북파 강화……日 언론, ‘대북 화해노선 강화’ 전망
새 외교라인에 서훈․이인영․박지원 등 지북파 강화……日 언론, ‘대북 화해노선 강화’ 전망
  • 김준호 기자
  • 승인 2020.07.04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신임 통일부 장관에 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부터), 신임 안보실장에 서훈 국가정보원장,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신임 통일부 장관에 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부터), 신임 안보실장에 서훈 국가정보원장,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김준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안보실장에 서훈 전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민주당 의원,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정의용 전 안보실장, 그리고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했다.

기존의 안보라인의 주축이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으로 미국 중심의 안보라인을 강조한 것이라면 이인영 의원과 임종석 전 실장, 박지원 전 의원을 최전선에 배치함으로써 북한의 외교라인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남북관계 개선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국내외 천명됐다.

이번 외교라인 교체는 이미 하마평이 오르내리던 인물들로 대북 메시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돼왔다. 이 중에서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가 과거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둘의 갈등 양상은 2015년 2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정점을 찍었다. 박 내정자는 당권경쟁을 벌인 문 대통령을 향해 "꿩도 먹고 알도 먹고 국물까지 마신다"며 '부산 친노' '패권주의자'로 낙인찍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박 후보자는 내정 발표 직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청와대로부터 받았다”며, 먼저 제가 느낀 최초의 소회를 밝힌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어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제 입에서 정치라는 政자도 올리지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후보자의 내정을 두고 사람들은 모두 놀라는 분위기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한 수는 박지원 전 의원의 발탁이다”며, “정치 9단에게 국정원이 제격이다. 나이는 신체의 노화 정도가 아니라 정신의 노화 정도라는 말이 있듯이 청년 박지원 원장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순풍을 불어넣을 것이다”고 밝혔다.

최민희 민주당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한반도 평화 꼭 성과내겠다는 의지로 2015년 당대표 선거 때 문재인 대통령과 겨뤘던 두 사람을! 역시 대인배다”고 남겼다.

여론조사 분석가 박시영 대표도 SNS를 통해 ”인사로 인해 쾌감, 전율을 느낀 게 얼마만인가. 그야말로 적재적소 인사다. 임기 내 한반도 평화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는 것을 남과 북, 미, 중 등 대내외에 확실히 선언한 것이다.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 임명, 압권이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장은 국가의 모든 정보를 다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임명권자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로, 같은 당도 아니고 평소 교류가 있었던 사람도 아닌 비판적으로 자신을 지지했던 박 후보자를 내정했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담긴 무서운 수로 읽힌다.

무엇보다 국내적으로 모든 권력기관들이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무서운 시그널로도 보인다. 자칭 정치 9단이라는 노회한 정치인이 어떤 정보를 취합하고 있고, 어떤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지 모든 촉각을 세우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훈 국정원장은 객관적으로 정보를 관리했다면 박지원 후보자는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미 3국 관계와 6자 회담의 틀을 헤쳐나가기 위해 선택적으로 정보를 관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평소 박지원 후보자는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진보정권의 재창출을 강조해온 인물로, 현재 녹록치 않은 국내 상황과 남북관계가 중대 전환점을 맞을 것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외교·안보 참모진 개편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하는 마이니치신문 4일 자 지면.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외교·안보 참모진 개편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하는 마이니치신문 4일 자 지면.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안보라인 교체에 대해 일본의 주요 신문은 4일 기존의 남북 화해정책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일부 신문은 문 대통령 특사로 일본을 방문한 서훈 안보실장이 한일관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했다.

대표적인 보수우익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서훈 안보실장이 3일“주변국과의 의사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한국정부의 대일 외교과정에서 수완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인사 전반에 대해 대북 화해정책이 암초에 부딪힌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에 관여하는 각료급 ‘쇄신’을 결정했다고 한국의 안보라인 개편소식을 전하면서 “지금까지 이상으로 (대북) 화해 자세를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계기로 남북대화의 조기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대북제재 유지를 주장하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경협 등에 나설 경우 “한미 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진보성향의 아사히신문은 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사실상 경질했다”면서 대북 화해정책 유지를 전제로 한 배치라고 총평했다. 중도좌파성향의 마이니치신문은 문 대통령이 기존의 대북정책을 크게 바꾸지 않고 보강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분석했다.

좌파성향의 도쿄신문은 문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 전의 북미 교섭 재개 추진의사를 밝히고 있다면서 이번 외교․안보라인 쇄신인사를 계기로 북한 김정은 정권과의 접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북한과 ‘'파이프'(인맥)가 있는 인재’를 기용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지향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훈 신임 안보실장은 일본의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보국장과도 ‘파이프’가 있다며, 2018년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