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김지수 기자) 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의 수입을 허가하는 대법원 판결이 다시 한번 내려졌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이 리얼돌 통관 소송에서 처음으로 수입업체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재차 같은 판결이 내려진 셈이다.
대법원은 지난 14일 리얼돌 수입업체 A사가 김포공항 세관을 상대로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A사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세관당국은 A사가 수입하려는 리얼돌이 관세법상 수입 금지품인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며 통관을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첫 판결 당시 세관 당국이 리얼돌 제품을 실수로 폐기한 만큼 이번 판결로 리얼돌 제품이 처음으로 공식 수입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얼돌 수입업체 A사는 "지난 2019년 6월 대법원의 리얼돌 통관 허용 판결에도 관세청은 국민 정서를 고려한다는 핑계로 부당하게 리얼돌 통관을 다시 막아섰다"며 "하지만 이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세관 상대로 소송을 청구, 지난달 15일 다시 한 번 대법원의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세관에서 통관 보류해 행정소송 진행 중인 다수의 리얼돌 제품들이 모두 세관 통관보류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고 있으며 세관의 항소, 상고 모두 기각돼 최종 판결을 확정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세관에서도 판결 확정 받지 않은 보류건도 모두 소송을 포기하고 있어 A사에서 정식 수입하는 리얼돌 제품에 대해서는 통관보류 처분 없이 바로 통관이 가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성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되는데, 이런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며 "성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해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연이은 대법원 판결에도 '리얼돌은 원칙적으로 통관을 보류한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일반적으로는 통관을 보류하고,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그것에 대해 허용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수입을 허가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는 만큼, 통관 기준을 만들기 위해 관계 부처인 여성가족부나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