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진승백 기자)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노래방을 통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나백주 시민건강국장은 15일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 “홍대 주점에서 나온 확진자 5명은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 사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지금까지 마포구 홍대 앞 주점에서 일행 5명이 확진된 사례를 이태원 클럽 관련 사례와 별개로 보고 경로를 추적했다. 이들 5명은 역학조사에서 이태원이나 해외 방문 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국장은 이날 “이태원 클럽 방문 후 지난 8일 확진된 10827번째(관악 45번째) 환자가 관악구 소재 노래방을 이용했고, 홍대 주점 확진자 중 최초 증상 발현자가 같은 날, 같은 시간대 해당 노래방을 이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즉, ‘홍대 주점 감염’도 이태원 클럽 관련사례였던 것이다.
홍대 주점 확진자 중 최초 증상 발현자는 서울 강서구 31번째 환자다. 그는 이태원을 방문한 관악 45번째 환자와 3분 간격으로 노래방의 같은 방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강서 31번째 환자는 이태원발 2차 감염자로, 그와 함께 지난 7일 홍대 주점을 방문했던 인천 서구 14번째·경기 수원시 54번째·고양시 42번째·김포시 17번째 등 4명을 3차 감염자로 분류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나타난 이태원 관련 3차 감염경로도 노래방이다. 문제가 된 도봉구 ‘가왕코인노래연습장’에서는 확진자들이 같은 방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노래방 각 방의 공조시스템이 전파경로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나 국장은 “도봉구 노래방의 경우 (확진자들이 이용한 방은 달랐지만) 노래방의 방들이 같은 공조체계로 환기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방에는 이태원 클럽 방문 확진자(관악 46번째)와 밀접 접촉해 확진된 도봉 10번째 환자가 다녀갔고, 이후 이 노래방 방문자 중 2명(도봉 12째, 13번째)이 추가로 확진됐다.
홍대 주점 감염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관악 45번째 환자의 동선엔 강서구 31번과 접촉한 노래방 외에 노래방 1곳이 더 있다. 도봉 10번째와 접촉해 도봉구 노래방으로 코로나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관악 46번째 환자의 동선에도 노래방 3곳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당국은 노래방 접촉자들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1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애플과 구글이 코로나19 확진자 추적 앱을 개발하겠다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강원도에서 QR코드를 이용해 방문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이 어느정도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앱 보급문제와 개인정보 문제 등 실효성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편, 강원도는 15일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에서 드러난 출입명부의 부정확성을 보완할 수 있는 ‘클린강원 패스포트’ 방역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가 전국에서 처음 도입 의사를 밝힌 이 시스템은 이용자가 유흥시설 등 방문 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전화번호와 이름, 주민등록번호 앞 7자리를 입력하는 사이트로 자동 접속되는 시스템이다. 정확한 정보가 아니면 인증을 받을 수 없고, 방문자의 입력 정보는 업소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 같은 방안은 잦은 발열 체크에 따른 사용자와 영업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방문자 명단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하는 동시에 개인 주도형 방역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