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 "현대미술의 진가를 보다"...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상설전'
[전시회를 가다] "현대미술의 진가를 보다"...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상설전'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09.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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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11월 20일까지 M2 상설전시관에서 개최
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상설전시관. (사진=박세정 기자)
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상설전시관.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서울시 용산구 리움미술관 M2관에서 2일부터 현대미술 상설전이 개최되고 있다.

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상설전에 전시된 소장품은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외국 수집 작품과 함께 전후부터 동시대까지 시대별로 중요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서양미술의 유입 이후 한국 근현대미술은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혁신적 변화로 현대화를 꾀하며 복잡한 세기를 지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역사를 이뤄온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이뤄져 있으며 한국미술의 미래를 이끌 젊은 작가들의 작품까지 폭넓고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내외방송'은 지난 2일 추상표현주의와 미니멀리즘 형식을 나타내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보기 위해 리움미술관으로 취재를 나갔다.

아니카 이, '푸른 민달팽이', '점박이 도롱뇽', '완두수염진딧물'.(사진=박세정 기자)
아니카 이, '푸른 민달팽이', '점박이 도롱뇽', '완두수염진딧물'.(사진=박세정 기자)

천장에 매달린 설치 미술 작품을 멀리서 보았을 때는 모두 같은 형상을 한 것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세 가지 모두 다른 형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마치 등불이 매달려있는 듯한 이 작품은 아니카 이의 2019년대 작품으로 램프, 아크릴, LED, 기계 나방으로 이뤄진 설치 미술이다.

작품 이름도 '푸른 민달팽이', '점박이 도롱뇽', '완두수염진딧물'로 모두 다르다.

서로 닮은 듯 다른 모습을 한 등불들은 조화로움과 함께 각자의 개성과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승조, 핵 86-74.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조, 핵 86-74. (사진=박세정 기자)

입체감이 살아있는 이 제품은 마치 3D 영상을 보듯 입체적인 형태와 함께 세 개가 분리된 영역으로 보인다.

세 구역 중 가운데 부분이 툭 튀어나와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일련적인 하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이승조 작가는 1960년대에 아방가르드 세대로 등장하며 한국의 기하추상을 진취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승조가 평생에 걸쳐 집중했던 '핵' 작품은 말 그래도 궁극적 종착지인 회화의 최전방으로 안내한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오로즈코, 사막 샘플. (사진=박세정 기자)
가브리엘 오로즈코, 사막 샘플. (사진=박세정 기자)

가브리엘 오로즈코는 멕시코 설치미술가, 사진작가로 사진에서부터 설치, 조각, 드로잉 등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고 개성 있게 표현하는 작가이다.

박물관에 유물을 전시해 놓은 듯한 이 작품은 사막 샘플이라는 작품이다.

나무껍질, 해초, 꽃게, 박제된 생선 등 마치 사막에서 생존하던 동·식물들을 한자리에 모여놓은 듯한 진열된 작품들을 보면 제목을 왜 사막 샘플이라고 지었는지 알 수 있다.

루이즈 부르주아, 무제. (사진=박세정 기자)
루이즈 부르주아, 무제. (사진=박세정 기자)

천장에 매달려있지만 견고하면서도 강렬한 자태로 묵직함이 느껴진다.

알루미늄 주물을 사용한 작품으로 비정형적인 모습 속에서 에너지를 내뿜는 강인한 모습에 압도된다.

이 작품의 작가는 프랑스계 미국인 예술가이자 조각가인 루이즈 부르주아는 '마망'이라는 거미 구조물로 유명하며 1982년에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여성 작가 최초로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추상적이지만 인간의 형상과 감정 등을 주제에 암시한 작가의 의도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폴 매카시, 설백 난쟁이 (잠꾸러기2, 심술이). (사진=박세정 기자)
폴 매카시, 설백 난쟁이 (잠꾸러기2, 심술이). (사진=박세정 기자)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폴 매카시는 1970년대부터 뽀빠이와 하이디, 피노키오 등 디즈니 만화에 주로 등장하는 캐릭터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이다.

전시관에서는 그의 작품 중 설백 난쟁이 두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 것과 달리 이 작품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귀여운 백설공주 동화 속 난쟁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그려졌지만 자세히 다가가니 우측에 위치한 잠꾸러기 2작품은 후크선장처럼 한쪽 팔에는 뾰족한 철근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옆에 위치한 심술이는 작품 이름처럼 불만이 있는 듯 심술궂은 표정을 하며 팔짱을 끼고 있다.

또한 코에는 총을 겨누는 것처럼 총구가 나와있어 동화 속 모습과 사뭇 다른 난쟁이를 만날 수 있었다.

올라퍼 엘리아슨,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 (사진=박세정 기자)
올라퍼 엘리아슨,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 (사진=박세정 기자)

아름다운 형상을 보고 흔히 '눈을 뗄 수 없다'고 하는데 이 작품의 첫인상이 그러했다. 

이 작품의 작가인 덴마크 예술가인 올라퍼 엘리아슨은 빛과 바람, 움직임 등 비물질적 요소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려한 유리구슬은 미술관 조명으로 인해 각도마다 다른 빛을 나타내며 영롱한 자태를 드러냈다. 

작품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설치된 유리구슬은 예측 불가능한 배열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삶을 표현한 현대 설치 미술을 말하라면 이 작품을 말하고 싶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상은 마치 인생을 표현한 것 같다.

이불, 몬스터 : 블랙(복원작). (사진=박세정 기자)
이불, 몬스터 : 블랙(복원작). (사진=박세정 기자)

이불 작가의 '몬스터 : 블랙'은 1998년 작품을 복원한 작품이다.

금속 재료만 가지고 제작된 작품처럼 보이지만 천, 솜, 유리 비즈, 크리스털 등 다양한 소재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SF영화 속에서 괴물이 등장할 때 이런 모습을 가지지 않았는가.

마치 땅속에서 몬스터가 나타나듯 금방이라도 다가올 듯한 작품은 섬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최우람, 쿠스토스 카붐. (사진=박세정 기자)
최우람, 쿠스토스 카붐. (사진=박세정 기자)

최우람 조각가의 '쿠스토스 카붐' 설치 미술 작품은 전자 장치를 달아 나뭇잎이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앙상하고 차가워 보이는 금속 소재에 뼈 구조물 속에서 피어오른 나뭇잎은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를 내리며 피어오르는 새싹처럼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죽음과 삶, 이를 동시에 표현한다면 과연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로니 혼, 무제("바람에 맞서 움직이는 빛"). (사진=박세정 기자)
로니 혼, 무제("바람에 맞서 움직이는 빛"). (사진=박세정 기자)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작가 로니 혼의 '무제 (바람에 맞서 움직이는 빛)'는 표면을 가공하지 않은 유리 주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불투명한 조형물일 것과 같은 기대와 달리 젤리처럼 속이 투명해 바닥의 형상이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화려한 형광빛을 내뿜는 작품은 조명이 없이도 마치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듯 그 자체로도 화사한 빛을 지니고 있었다.

올라퍼 엘리아슨, 중력의 계단. (사진=박세정 기자)
올라퍼 엘리아슨, 중력의 계단. (사진=박세정 기자)

전시가 끝나고 내려가는 출구마저 설치 미술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다음을 예측할 수 없고 자꾸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처럼 반전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우주 속에 들어온 듯한 묘하면서도 헤아려 나올 수 없는 매력에 계단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의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은 시각예술에 기반해 자연, 과학, 철학 등 폭넓은 영역을 다루는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작가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가 유년 시절부터 가져온 자연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미술관 안에 자연 현상을 구현했다"며 "이 작품은 LED 조명과 거울을 활용해 태양계를 재현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현대미술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에서 현대미술의 시대정신과 진가를 보고 싶다면 11월 20일까지 리움미술관으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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