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4년차 맞벌이 부부, 수도권서 내 집 마련 가능할까?
결혼 14년차 맞벌이 부부, 수도권서 내 집 마련 가능할까?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9.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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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방송=정수남 기자) 회사원 김진아(49, 여) 씨는 올해로 결혼 14년차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김 씨가 현재 사는 곳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현대아파트(31평 단일세대, 실평수 26평)다.

1995년 8월 준공한 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낡았다. 2년 전인 2018년 10월 김 씨네가 이곳으로 이사 올 때만 해도 이 아파트 매매가는 3억 8000만원 수준.

이사 직전 집주인이 아파트를 수리해 전세가율 84%인 3억 2000만원에 이사를 오게 됐다.

당시 이 아파트의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 가격 변동 폭은 2008년 1월 1일 2억 2800만원에서 2018년 1월 1일 2억 4100만원으로 10년간 13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성남 구도심이 인근 분당과는 다른 도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서다.

▲ 최근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한 신흥동 포레스티아(사진 위)는 성남 구도심에서 유일하게 30평대 가격이 10억원을 넘었다. 앞쪽 같은 동네 재개발 지역의 30평대 분양가는 7억원.
▲ 김 씨가 사는 성남 은행동 현대아파트 매매가는 최근 2년 6개월 사이 1.6배(3억 8900만원) 올랐다. 이 단지는 14개동 1258세대(31평)으로 이뤄졌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다만, 같은 해 9월 주인이 3억 8000만원에 이 아파트를 구매한 점을 고려하면 8개월 사이 1억 3900만원이 급등했다. 이사 2년을 한 달 앞두고 있는 현재 이 아파트 매매가는 6억원에서 6억 3000만원이다. 2년 사이 최고 2억 5000만원이 또 오른 셈이다.

현재 성남 구도심이 대거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개발 호재를 누린 것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이 같은 인상을 부추겼다는 게 현지 업계 분석이다.

현재 성남시는 수정구 태평동을 비롯해 중원구 신흥동 단대동, 은행동, 금광동, 중앙동 등에서 재개발 사업이 대거 진행되고 있다.

김 씨 부부의 소득은 세전 1억원이 정도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도저히 집을 살 수 없다.

앞서 김 씨는 결혼 이후 서울과 성남 경계이자, 성남 초입인 복정동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은 1990년대 초 다세대 주택 단지로 개발된 곳으로, 2007년 7000만원(17평)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주택가격과 전세가격 하락으로 계약 갱신을 미루고 2010년, 2012년, 201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각 500만원씩 인상해 8500만원까지 17평에 살았다.

이어 아이들이 크자 같은 동네 25평 주택에 3억원의 전세금을 주고 2년을 살았다.

김 씨 네는 복정동에 중학교가 없는 점을 감안해 25평과 계약이 종료되는 2018년 10월 분당 이매촌으로 이사를 계획했다. 2017년 이매촌의 30평대 아파트 매매가는 6억 5000만원 정도로 파악됐다.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을 팔고, 은행에서 2억원 정도 대출을 받으면 충분히 이사가 가능했다고 김 씨는 말이다.

복병은 정부였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매촌 아파트 시세가 같은 해 말 2주 만에 2억원이 뛰었다.

4억 대출을 받으면, 대출 이자가 상대적으로 낮아도 두 사람 소득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김 씨 설명이다.

그 동안 김 씨는 성남 판교와 고등동과 신흥동과 위례신도시 등, 분양 지역마다 분양신청을 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 재개발을 마치고 8월 입주가 시작된 신흥동 포레스티아 앞 재개발 지역에도 분양 신청을 같은 달 중순 냈다. 분양가는 7억원이다. 인근 아파트의 현재 시세와 아파트 건설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해가 가는 분양액이다.

▲ 김 씨가 사는 성남 은행동 현대아파트 매매가는 최근 2년 6개월 사이 1.6배(3억 8900만원) 올랐다. 이 단지는 14개동 1258세대(31평)으로 이뤄졌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최근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한 신흥동 포레스티아(사진 위)는 성남 구도심에서 유일하게 30평대 가격이 10억원을 넘었다. 앞쪽 같은 동네 재개발 지역의 30평대 분양가는 7억원.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신흥동 포레스티아는 2017년 분양 당시보다 30평대가 5억원이 급등해 성남 구도심에서 유일하게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로 자리했다.

김 씨는 “대한민국 아파트 가격 인상만 보면 우리 같은 서민들은 상실감 박탈감, 허무감만 든다”며 “아이 둘을 키우면서 월급쟁이로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 정책은 소외 계층에 집중돼 우리처럼 여기에도 저기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간층은 마땅한 혜택도 보지 못하고 세금만 내는 기계로 전락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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