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뛰어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팬덤 경제의 ‘긍정적인 영향력’ 부각
스타를 뛰어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팬덤 경제의 ‘긍정적인 영향력’ 부각
  • 전예성 기자
  • 승인 2020.04.27 10: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해외 관객이 가장 많이 찾은 콘서트는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콘서트 부문 매출도 급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해외 관객이 가장 많이 찾은 콘서트는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콘서트 부문 매출도 급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전예성 기자) 원래 팬덤(Fandom)은 스타덤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를 뜻하는 말로, 광신자를 의미하는 Fanatic의 Fan과 영지․나라를 의미하는 접미사 dom이 합쳐진 합성어로 주로 아이돌 문화에서 사용되던 용어다. 퍼내틱은 라틴어 파나티쿠스(fanaticus)에서 유래한 말로, 교회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뜻하다가 후에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축소됐다.

텔레비전의 보급과 함께 대중문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의 하나로, 팬덤이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팬덤 문화라는 말이 생겨나게 됐다. 또한, 특정 연예인을 위한 팬클럽이 생기면서 팬클럽 사이에 집단충돌이 일어나고, 특정 연예인을 상대로 한 스토킹은 물론, 사이버테러와 같은 부정적 현상도 많아졌다. 일부에서는 이를 팬덤 현상이라 해 하위문화로 취급하기도 한다. 흔한 말로 ‘오빠부대’로 불리기도 하며, 워너비(wannabe) 또는 그루피(groupie) 라는 표현도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의 팬덤은 1960년대 가수 나훈아와 남진의 인기로 시작돼 1980년대 가수 조용필와 19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거쳐 이제 BTS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우리나라에서의 팬덤은 1960년대 가수 나훈아와 남진의 인기로 시작돼 1980년대 가수 조용필와 19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를 거쳐 이제 BTS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점차 진화하는 팬덤 문화

우리나라에서의 팬덤은 1960년대 대중음악에서 가수 나훈아와 남진의 인기로 팬덤이 시작됐으며, 1980년대 가수 조용필의 '오빠부대'였으며, 이후 1990년대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던 서태지를 추종하던 열성팬들이 등장하면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서태지 팬클럽의 음반 사전심의제 폐지운동과 논란이 많던 방송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운동이었다.

팬덤이 점차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팬덤 문화라는 말이 탄생하기도 했다. 연예인이나 특정한 분야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뜻하는 팬덤 현상이 단지 스타를 바라보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상품을 구입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스타 혹은 캐릭터와 일체화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및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예인 활동지지, 기업의 서포터즈, 줄서는 맛집 열광 등 팬덤 현상의 활동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기부해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AP)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기부해 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AP)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여러 차례 마약 복용으로 체포돼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배우 인생은 벼랑끝에 몰렸다. 하지만 그는 대중과 사회적 계약을 맺었고, 사람들은 그를 다시 받아들였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이 거만하다는 이유로 아주 사소한 잘못을 저지르기만 해도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반대로, 미식축구 스타들도 마약 복용이나 음주운전으로 얼마든지 체포될 수 있다. 그들은 불미스러운 행동을 공개적으로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선수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경우는 그들이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할 때이다.

테니스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1인자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능성을 지닌 라이벌이 적어도 한 명만 있으면 테니스의 인기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그리고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가 경쟁할 때 그랬다. 공포영화 ‘블레어 윗치’는 개봉 1년 전부터 공포마케팅을 통해 조금씩 정보를 공개했고, 입소문을 유도한 결과, 웹사이트 조회수는 300만을 넘어섰고, 광신자 집단은 신봉자를, 다시 신도를 만들면서 자발적인 홍보로 이어졌다. 영화는 50만 달러의 제작비로 2억 5천만 달러를 벌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때 유권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순식간에 1000만명 이상이 몰렸고, 재선까지 이어졌다. 사진은 오바마 고별연설 (사진=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때 유권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순식간에 1000만명 이상이 몰렸고, 재선까지 이어졌다. 사진은 오바마 고별연설 (사진=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출마선언할 때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자신의 정책과 행보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이를 토론하고 직접 알릴 수 있도록 하면서 순식간에 1000만명 이상이 몰렸고, 재선까지 이어졌다. 선거 막판 오바마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3300만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공화당 후보 밋 롬니는 1200만명에 그쳤다. 반면,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오바마를 이슬람교도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매케인 후보가 이를 부정했고, 공화당은 선거에서 졌다. 지지자들이 매케인이 자신들의 믿음을 저버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선도적인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을 선점했던 애플에는 특히 신봉자들이 많았다. 애플의 신봉자들은 췌장암으로 일찍 사망한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에게 미안함과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잡스가 위대한 발명품을 만들고자 노력하다 결국 죽었고,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믿는 것이다. 잡스와 같은 리더는 대체 불가능하다. 이제 팀 쿡이 이끌면서 2012년 4분기 최고의 실적을 냈지만, 애플에 대한 열기는 식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내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현대차는 ‘현대 어슈어런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할부 구매고객 중 구매일로부터 1년 이내에 실직, 파산, 상해 등을 입으면 추가 비용 없이 차를 딜러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파격적 조치는 단순한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과 사회적 계약을 맺은 것으로, 소비자의 불안한 마음을 파고들었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2009년 43만대, 2010년에는 53만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선도적인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을 선점했던 애플에는 특히 신봉자들이 많았다. 애플의 신봉자들은 췌장암으로 일찍 사망한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에게 미안함과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도적인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을 선점했던 애플에는 특히 신봉자들이 많았다. 애플의 신봉자들은 췌장암으로 일찍 사망한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에게 미안함과 죄의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의 흐름을 단숨에 뒤집는 팬덤

이러한 팬덤의 심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제레미 D. 홀든의 『팬덤의 경제학』에서는 ‘팬덤’이라는 새로운 유령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상품은 예고 없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메가 히트 상품이 되는가 하면 승승장구하던 브랜드가 한순간에 소비자들의 배신으로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사례를 보여주며, 팬덤의 핵심인 신봉자를 공략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신제품이나 브랜드, 유명인사의 영향력, 더 나아가 사회적 운동이 확산되는 과정을 광신자, 신봉자, 신도의 3개 집단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어떤 운동이 생성되는 과정에선 광신자, 신봉자 그리고 신도라는 이 세 집단이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최초의 관심에 불을 지피는 광신자가 없다면 신봉자는 자기 의견을 내지 못한다. 그리고 신봉자의 신중한 보증이 없다면 신도는 좀처럼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 세 집단은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수동적인 사람들까지 끌어들인다. 이는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 소비자는 이성적으로 종합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정보만을 수용하고 편집하기 때문이다.

광신자는 결과보다는 어떤 사안을 앞장서서 대표하고자 하는 특성이 있다. 신제품도 가장 먼저 제품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자 하고 자신이 구매한 제품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게 되면 태도를 바꿔 그 제품을 격렬하게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신봉자는 일등보다는 정확한 것을 원한다. 신제품 자료를 모두 확보해 장단점을 비교한 후 긍정적인 부분이 더 크면 신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있다. 따라서 신봉자는 신제품 출시 후 최초 사용자가 되지 않더라도 일단 선택하면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자가 된다.

극단적인 의견이나 과장된 의견을 본능적으로 피하는 성향이 있는 신도는 선호하는 브랜드를 이미 증명되고 목적이 분명한 것을 선호하므로 광신자를 경계하고 신봉자를 훨씬 더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메신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광신자는 최초의 관심을 일으키고, 신봉자는 여기에 신중한 의견을 내며, 신도가 이를 수용하면서 확산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핵심은 신봉자이다. 신봉자는 대중이 수용하는 논리적 기반을 마련해 제공함으로써 논리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여론은 매우 빠르게 형성되고 변화하며 잊히기도 한다.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한순간의 실수로 큰 손실을 입기도 하고, 작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빠르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결국 대중의 가슴을 두드리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바로 팬덤이야말로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으며, 작은 아이디어로 시장의 흐름을 단번에 뒤엎을 수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팬덤은 연결되기 쉬운 네트워크 세상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므로 저자는 최고 신봉자를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업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고객들이 기업활동에 참여하면서 기업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동반자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업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고객들이 기업활동에 참여하면서 기업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동반자로 전환되고 있다.

혁신을 이끄는 팬덤의 경제학

이처럼 팬덤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새로운 소비문화 트렌드로 정착하면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팬덤 내에서도 경제 시스템이 작동한다. 경제 주체로서 팬덤은 미디어 텍스트의 의미, 감정, 문화 작품, 집단행동 등을 생산하고 유통시킨다. 팬덤은 일차적으로 시장에서 특정 스타나 문화 상품들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곧 시장의 작동방식이나 규범을 넘어선다. 오늘날 이들은 연예인, 브랜드, 기업 등의 성장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업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기업은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고,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구매하는 등 서로간의 역할 분담이 분명히 분리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객들이 기업활동에 참여하면서 기업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동반자로 전환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간의 상호보완적인 영역 파괴가 이뤄지면서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및 혁신, 마케팅 활동, 유통채널 결정과정에서 소비자를 참여시켜 진정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대고객 상호 작용채널 중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기업 혁신 또는 고객 가치 창출의 길잡이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팬덤이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팬덤을 적극 활용해 첫째, 고객 요구사항이나 문제점을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다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고,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둘째, 연구개발의 보조자로서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팬덤을 활용해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나 제품과 기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할 수도 있다.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팬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의 기술과 소비자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과 다른 혁신적 접근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팬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의 기술과 소비자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과 다른 혁신적 접근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해당 제품과 서비스 또는 기업을 프로모션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제약시장은 특정 약품의 효능·효과를 홍보하는 데는 직접 그 제품을 투약한 소비자 의견이 실린 입소문이 보다 강력한 효과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 넷째, 소비자 커뮤니티를 지원한 할리데이비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팬덤을 통해 연결된 기업과 고객간에 신뢰 및 감성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됨으로써 고객을 계속 머물게 할 수도 있다.

기업들은 팬들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종전에 기업들은 소비자 니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들여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사의 특정 고객과의 관계 강화 활동을 통해서 큰 비용 부담 없이도 신제품의 개발 및 출시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팬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의 기술과 소비자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과 다른 혁신적 접근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적극적, 나아가 열정적으로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환경 여건을 조성하고 있고, 일회적이 아닌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이 감성적인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상호작용을 활발히 하는 한편, 다양한 고객 참여 프로그램 마련을 통해 실제적인 아이디어를 제공받고 있다. 소비자 커뮤니티로부터 실질적인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나 애로사항을 전체 컨텍스트(Context)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팬슈머는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팬심, 즉 자발적인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연예인, 기업, 브랜드 등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팬슈머는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팬심, 즉 자발적인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연예인, 기업, 브랜드 등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팬덤 경제가 불러일으킨 나비효과

이와 같이 소비자의 다양성과 신제품에 대한 니즈가 날로 커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문화적 동질감을 형성해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소리를 직접 듣고,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를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려고 애쓰고 있으며, 강력한 고객 로열티를 획득하게 된다. 품질과 가격 이상으로 브랜드에 대한 가치가 중요해짐으로써 경기 불황에도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신념과 애정을 쏟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팬슈머는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팬심, 즉 자발적인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연예인, 기업, 브랜드 등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류를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류 배경지가 관광객을 유인하는 유명 지역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류 대표 관광지인 춘천 남이섬(겨울연가), 가평 쁘띠프랑스(별에서 온 그대), 전주한옥마을․향교(성균관스캔들) 등은 미디어 노출 후 방문객 급증하고 있고, 겨울연가의 해외판매(2003년) 이후 관광객이 해마다 20만명 이상씩 증가해 2013년에는 270만명이 방문했다. 2013년 기준 남이섬 유원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66만명으로, 4명당 1명이 외국인이 방문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ARMY)는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소속 기획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는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6년 352억원, 105억원에서 2018년 2142억원, 641억원으로 약 6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고향인 대구지역을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원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아미가 기탁한 금액이 3월 1일 기준 4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편, 성인이 된 팬들은 자신의 전문역량을 활용해 자신들이 지지하는 스타에 관해 알려야 할 내용이 있을 때 직접 광고를 제작하고 집행하는 등 스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구설수에 휘말려 탈퇴하게 되자, 팬클럽에서는 이를 해명하고 복귀를 요청하는 광고를 제작하였고 이를 매체에 실어 널리 알렸다. 또한, 불공정한 계약을 이유로 소속사에서 나와 새로이 활동을 하려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힌 스타의 변호인의 역할까지도 팬들이 도맡아 수행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기업활동에 참여하면서 성공적인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LG전자는 초콜릿폰에 복잡한 기능 축소 및 심플한 디자인 채용 등 초콜릿폰의 차별성을 만들어낸 데는 커뮤니티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할리데이비슨은 자발적으로 생성된 소비자 커뮤니티에 대해 각종 경주 대회, 야유회, 파티 등의 개최를 지원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았다. 레고의 팬 모임인 ‘어른들의 판타지’는 레고로 만든 창의적 작품과 제작방법을 공유함은 물론, 제작한 동영상을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2030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함께 달리는 러닝크루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대표적인 러닝 커뮤니티가 바로 ‘아디다스 러너스’다. (사진=아디다스 러너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에는 2030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함께 달리는 러닝크루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대표적인 러닝 커뮤니티가 바로 ‘아디다스 러너스’다. (사진=아디다스 러너스 홈페이지 캡처)

커뮤니티 공유를 넘어 크라우드펀딩까지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리뷰를 적극 활용해 별도 전담팀 운영 등을 하고 있으며, 팬덤 니즈에 부합하는 이종업계간 협업제품 출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고객과 커뮤니티를 함께 공유하면서 고객의 충성도를 향상시키고 있으며, 팬이나 고객들로부터 크라우드펀딩까지 지원받고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대기업들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갈수록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SNS 영향력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소통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여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충성도를 기준으로 보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가장 치열하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아이돌과 팬의 소통은 일상화됐다. 소통은 역으로 나만을 위한 특별한 창구에 대한 욕심을 갖게 만든다. 에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오래 전부터 팬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줄 수 있는 커뮤니티 구축을 시도하는 등 디지털/AI 컨텐츠 분야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브랜드 관리는 대부분 온라인 매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브랜드 캠페인도 디지털과 연계되거나 디지털화된 캠페인들의 우선순위가 매우 높다.

최근에는 2030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함께 달리는 러닝크루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대표적인 러닝 커뮤니티가 바로 ‘아디다스 러너스’다. 아디다스 러너스는 전 세계 주요도시에 30만명이 활동중이고, 60여개의 지점이 있고, 서울에만 9천명이 넘는다. 블랙야크는 앱 기반 플랫폼인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을 통해 11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명산 100’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블랙야크 클럽 데이’ 행사도 진행 중이다.

기업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회원간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다. (사진=룰루레몬 홈페이지 캡처)
기업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회원간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다. (사진=룰루레몬 홈페이지 캡처)

룰루레몬은 커뮤니티 이벤트를 통해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생활을 의미하는 sweat life를 전달하고 있으며, ‘세계 요가의 날’을 맞아 요가와 명상이 주는 효과를 열악한 환경에 처한 커뮤니티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함께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업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은 단순히 고객들과 취미활동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회원간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다.

또한, 팬덤 집단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품, 연예인, 기업 등을 지지하거나 간섭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면서 응집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경제적 보상보다는 제품이나 스타들이 명성이나 인기를 얻는 것으로 만족하는 자발적 무료 노동을 제공하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업 아이템이나 기업에 투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크라우드펀딩의 마케팅 효과가 입증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은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펀딩 참여다.

팬덤 집단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품, 연예인, 기업 등을 지지하거나 간섭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면서 응집력이 강화되고 있다. 사진은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이뤄진 광고 (사진=연합뉴스)
팬덤 집단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품, 연예인, 기업 등을 지지하거나 간섭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면서 응집력이 강화되고 있다. 사진은 팬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이뤄진 광고 (사진=연합뉴스)

채널 ‘피지컬갤러리’는 최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에너지 음료 ‘빡포션’을 선보였다. 2주 동안 100만원 모집을 목표로 한 이 펀딩은 2억 5천만원 넘게 펀딩에 성공했고, 여행전문 유튜버 ‘청춘여락’도 웹드라마 ‘인도행 티켓’ 제작 관련프로젝트를 선보여 목표액 1천만원보다 6배나 많은 6천만원 가까이 펀딩에 성공했다. 국내 첫 관광상품 융합 항공사(TCC) 플라이강원도 최근 크라우디에서 10억원을 목표로 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청약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춤추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진 뮤직 크리에이터 ‘제니윤’ (현재 구독자 81만명)이 와디즈를 통해 공연 펀딩을 선보였고, 특수분장 유튜버 ‘퓨어디’ (현재 구독자 42만명)는 특수분장사의 노하우를 살린 클렌징 제품을 출시해 약 1100만원의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암호화폐 플랫 ‘체인파트너스’도 4월부터 크라우디에서 펀딩을 진행한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규모는 2016년 174억원에서 2019년 37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