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韓 경제 더블딥…최장 3년간다
코로나19發, 韓 경제 더블딥…최장 3년간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0.14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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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입, 7개월만에 모두 늘어…무역수지 2년래 최고 90억弗
예년, 4분기 수출입 증가 추세…올해 교역 1조弗달성에 ‘청신호’
미중, 한일경제갈등, 부정 요인…“인·물적 교류단절. 韓에 타격”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
1997년 외환위기(IMF) 이후 민관은 구조조정과 경제개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해외의존도가 급상승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IMF 이전 40%대이었지만, 2018년 70.4%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해 국민총소득(GNI)대비 수출입 비율은 8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다. 같은 해 GNI대비 수출입 비율은 영국이 82.2%, 프랑스가 74.2%, 중국 41.9%, 일본 41.1%, 미국이 36.5% 등이었다. OECD 평균은 53% 정도다.
우리나라 경제가 해외 상황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까닭이다.

▲ 현대자동차 울산 선적부두. (사진=현대차)
▲ 현대자동차 울산 선적부두. (사진=현대차)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올해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향후 2∼3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면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 교역 1조달러(1163조원, 수출 5578억달러, 수입 5245억달러)를 달성했다.

당시까지 세계 200여개국 가운데 교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9개국이 전부였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가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말기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4년까지 4년 연속 교역 1조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교역 1조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 뿐.

우리나라는 2013년 교역 1조달러, 수출과 무역수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교역 트리플 크라운에 처음으로 올랐다.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내외방송 편집)
▲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내외방송 편집)

이어 2014년에는 사상 최대 교역액으로 역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다.

경제정책이 부재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과 2016년 우리나라는 교역 1조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두 해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각각 2.8%와 2.9%등 2010년대 들어 최저를 기록한 연유다.

다만, 2015년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인 90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그러다 2017년 상반기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같은 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5739억달러, 수입액은 4781억달러로 3년 만에 교역 1조달러를 재달성하면서 경제성장률도 3.2%로 상승했다.

무역수지도 958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수출액과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를 보이면서 무역 트리플 크라운을 재달성했다.

2018년에는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6054.7억달러)를 넘었고, 수입액도 5349.9억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704.9억달러에 그쳤다.

2018년 무역액과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보이며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연속 무역 트리플 크라운 달성한 것이다.

▲ 포스코와 쌍용차 등 수도권 수출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평택 컨테이너항 전경.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포스코와 쌍용차 등 수도권 수출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평택 컨테이너항 전경.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지난해 역시 교역 1조달러(수출 5,424.1억달러, 수입 5,032.3억달러, 391.9억달러 흑자)를 달성했지만, 내수가 더블딥(이중경기침체)에 빠지면서 경제성장률은 2%에 그쳤다.

올해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2월을 제외하고 8월까지 수출과 수입이 7개월 동안 전년 동월대비 감소했다.

이중 4월 수출은 24.3% 감소한 369.2억달러, 수입은 15.9% 줄어든 378.7억달러로, 무역수지는 9.5억달러 적자를 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12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사상 최장인 9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 기간 기록한 흑자 역시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이룬 ‘불황형 흑자’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주요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9월 수출은 480.5억달러, 수입 391.7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7.7%, 1.1% 늘었다.

수출과 수입이 7개월만에 모두 증가하면서 무역수지는 88.8억달러로 5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 쌍용차 티볼리가 평택항에서 수출선에 오르고 있다. (사진=쌍용차)
▲ 쌍용차 티볼리가 평택항에서 수출선에 오르고 있다. (사진=쌍용차)

올해 1∼9월 수출은 3710.2억달러, 수입은 3431.3억달러, 무역수지는 27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7%, 9.1%, 3.1% 감소했다.

4분기 수출입이 다른 분기보다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우리나라가 교역 1조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품목 15대 주요 품목 중 10개 품목(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철강, 컴퓨터,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섬유, 가전)의 수출이 9월 증가세로 돌아섰고, 부동의 수출 1위인 반도체가 3분기 내내 증가하면서 9월에는 올해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한 점, 자동차, 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섬유 등도 코로나19 이후 처음 증가로 전환한 점 등은 교역 1조달러 달성에 긍정적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창궐로 각각 12개월, 13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한 컴퓨터와 바이오헬스 등의 호조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고 있다.

반면, 21개월, 22개월 수출이 줄어든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저유가로 부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와 선박, 무통기기 4분기 수출도 비관적이다.

▲ 부산과 경남 지역 수출 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부산항 컨테이너항 전경. 부산항의 경우 올해 수출 물량은 평년의 80%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부산과 경남 지역 수출 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부산항 컨테이너항 전경. 부산항의 경우 올해 수출 물량은 평년의 80%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우리나라의 전략 지역인 중국, 미국, 유럽연합, 아세안 등 4대 주력시장으로의 9월 수출이 모두 증가한 점도 교역 1조달러 달성에 낙관적이다.

9월 수출은 23개월 만에 4대 시장 모두 증가했으며, 3대 시장(중국, 미국, 유럽연합)수출은 회복세를 이어가며 모두 늘었다. 아세안 수출도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 신용민 과장은 “국내 수출은 코로나19 영향을 직접 받으면서 2월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해 9월에는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어려운 여건에서 수출 증가 전환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지만, 내용 면에서도 향후 수출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에는 1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액 400억달러와 하루 평균 수출액 20억달러를 회복하는 등 규모 면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나타냈다”며 “품목별로도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10개 품목이 수출 증가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최고실적을 기록한 반도체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 동안 부진한 자동차가 오랜만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준 것도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 평택항과 함께 수도권 수출입 항만인 인천항 3부두. 인천항 역시 올해 물동량이 예년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평택항과 함께 수도권 수출입 항만인 인천항 3부두. 인천항 역시 올해 물동량이 예년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그는 “우리 수출의 1~4위 지역이자 66% 비중을 자치하고 있는 4대 시장의 9월 수출이 모두 증가세도 돌아섰다. 9대 주요지역 중 인도 포함 5개국의 수출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며 “수출이 감소한 4개 지역 중 일본과 중동은 코로나19 이후 최고 실적을,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도 8월보다 감소세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9월 무역수지 흑자는 2018년 9월(96.2억달러) 이후 최대라, 4분기 수출 역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신 과장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물동량이 10∼30% 감소한 전국 주요 수출입 항만도 다소 활기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4분기부터 본격화 된다는 점은 국내 수출 증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각각 1, 2위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의 갈등, 3위 교역국인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을 그대로 잇는 스가 오시히데 내각의 출범 등도 이 같은 부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 전북과 전남 북부, 충청 이남 지역의 관문인 전북 군산항. 지방의 경우 수출입 물동량이 올해 30% 가량 급감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전북과 전남 북부, 충청 이남 지역의 관문인 전북 군산항. 지방의 경우 수출입 물동량이 올해 30% 가량 급감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교역 1조달러를 달성한 2011년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역액은 1049억 1200만달러에서 한일 경제 갈등 발발 직전인 2016년 819억 1500만 달러로 21.9% 급감했다.

2017년 7월 한일 경제 갈등이 불거 지면서 지난해 교역액(759억 8800만달러)은 2년 전보다 7.2%(59억 2700만달러) 줄었으며, 올해 상반기 대일 교역액은 142억 9500만달러로 전년 동기(243억 1000만달러)보다 70% 이상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이에 대해 “자동차 외에도 경기변동에 민감한 일반기계, 철강, 섬유 등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의 경제활동도 회복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 교역에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주력 시장인 중국, 미국,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종전 회복이 더디던 아세안 수출이 증가한 점 등은 한일 갈등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성 장관은 “한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의 지속 확산, 화웨이 제재를 비롯한 미중 갈등 등 부정적인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올해 발표한 수출활력대책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작동하고 있는 지 꼼꼼히 점검하고, 조만간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을 마련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고, 수출 저변을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용섭 경영전략 컨설턴트는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 25.1%, 미국 13.5%, 베트남 8.9%, 홍콩 5.9%, 일본 5.1% 등 상위 5개국(52.7%)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며 “수출 상위 1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0.3%다. 이들 국가와의 긴밀한 관계와 교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연간 수출액 6000억달러를 2018년 돌파했다. 이를 달성한 나라는 세계에서 7개국 뿐이며, 당시 우리나라의 교역 순위는 세계 6위였다”며 “결국

코로나19가 초래한 인적, 물적 교류의 단절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큰 타격이다. 해외 주요국의 전염병 확산 대응과 국제 관계 등이 향후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한국 경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정기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도 올해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 질서가 회복되는 데에는 2∼3년이 걸리 것이다. 우리 경제가 더블딥에 빠진 점을 감안하면 국내외 경제가 정상을 되찾기까지 같은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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