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위' 美 주지사 “고맙습니다”…메릴랜드주 50만회 진단키트 공수
'한국사위' 美 주지사 “고맙습니다”…메릴랜드주 50만회 진단키트 공수
  • 이기철 기자
  • 승인 2020.04.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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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산 진단키트를 맞이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오른쪽)와 유미 호건 여사 (사진=호건 주지사 트위터)
18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산 진단키트를 맞이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오른쪽)와 유미 호건 여사 (사진=호건 주지사 트위터)

(내외방송=이기철 기자) 20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오른편으로 몸을 돌리더니 "메릴랜드주는 한국인에 감사의 큰 빚을 졌습니다"고 말한 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토요일인 지난 18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한국산 진단키트가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날 호건 주지사와 한국계인 아내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가 직접 공항에 나가 '진단키트'를 맞았다. 이날 도착한 진단키트는 검사 50만회분으로, 지금까지 검사건수가 7만건 정도인 메릴랜드주로서는 상당한 분량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벌로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는 호건 주지사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우리를 지원해준 한국 파트너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수혁 대사, 홍석인 공공외교공사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국사위'인 호건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50만회 검사가 가능한 진단키트를 한국에서 공수한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한국 진단키트 확보를 위한 노력은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돼 '오래가는 우정'이라는 작전명까지 붙일 정도로 절실한 상황이었다.

18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산 진단키트를 하역하는 모습 (사진=호건 주지사 트위터)
18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산 진단키트를 하역하는 모습 (사진=호건 주지사 트위터)

메릴랜드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미국에서 발 빠른 대처로 호평받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코로나 발생 초기인 지난달 5일 호건 지사는 곧장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는 ‘권고’가 아닌 ‘명령’이라며 적극적인 대처를 시행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전남 나주 출신인 호건 여사에게 한국 측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에 유미 호건 여사를 끌어들여 한국 진단키트를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진단키트 물량 확보가 쉽지 않고 연방정부와의 조율도 녹록지 않아 발만 동동 치고 있을 때였다.

한국과 메릴랜드간 논의가 시작되면서 13시간의 시차와 언어장벽으로 종종 밤을 새는 것처럼 느끼면서 거의 매일밤 통화가 이뤄졌다. 진단키트를 실은 대한항공기가 메릴랜드에 착륙할 때까지 꼬박 22일이 걸렸다.

이후 한국의 몇몇 기업이 진단키트를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3일 국내 기업인 랩지노믹스는 지난 3일 메릴랜드주 정부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전날인 2일 주 정부로부터 주문서를 접수받았다.

호건 여사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부인이자 메릴랜드주 첫 아시아계 퍼스트레이디다. 그는 2017년 9월 방한 당시 청와대에서 김정숙 여사와 만나기도 했다. 두 달 앞선 그해 7월에는 미국을 방문한 김 여사와 동포간담회에서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지난 2월 전미주지사협회 리셉션이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개최됐을 때 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칭할 때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달도 안 돼 진단키트가 도착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진단키트를 내준 랩지노믹스사(社)를 비롯해 이번 '작전'에 기여한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사의를 표했다. 특히 아내를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충분한 검사가 이뤄지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단키트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주지사들에 경제정상화 결단을 압박하는 한편, 주별로 알아서 진단키트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라고 재촉해왔다.

호건 주지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워왔다. 메릴랜드주가 공수한 진단키트에 대해서는 미 식품의약국(FDA) 등 당국의 승인이 이뤄졌으며 메릴랜드주 각지에 설치된 진단센터에 배포될 예정이다.

메릴랜드주는 지금까지 7만 1500여건의 검사를 실시했으며, 500여명의 사망자와 약 1만 4천건의 감염사례가 나온 상태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50만회의 테스트가 신속히 환자를 가려내는 메릴랜드주의 능력을 극적으로 늘리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 피해가 가장 심한 뉴욕주가 19일 기준 1만 4347명의 누적 사망자와 24만 7512명의 누적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호건 주지사의 초기부터 코로나 대처능력은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미국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관심과 집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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